냉장고에 소주 2-3병이 없으면 잠을 못자거든요.] 주부가 할 소리는 아닌데 전화의 첫 마디가 이랬다. 알코올중독증? 아니면 우울증, 아니면 남편이 바람을 피나? 그럼, 남편 분의 팔자를 들이댈 것인데 그것도 아닌 것 같고, 여기에 본인 목소리가 지나칠 정도로 맑아 탁한 냄새도 나지 않으니 문제가 없을 듯하다. 잠시 오리무중을 헤매며 미리 뽑아 놓은 팔자를 들여다본다.
時 日 月 年 坤命
丙 乙 乙 乙
戌 亥 酉 巳
壬 辛 庚 己 戊 丁 丙 大運
辰 卯 寅 丑 子 亥 戌
甲戌, 乙亥일에 태어난 사람은 일좌공망(日座空亡)이니 가정 내 풍파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남편을 뜻하는 관살이 자기 자리에 떡 버티고 있으니 그리 문제 될 게 없는 상황이다. 팔자의 구조로 볼 때 천문살인 戌亥가 있으니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중에, 팔자의 시주와 일주는 선전현상으로 꽈배기처럼 비비 꼬여 있으니 술이나 마약 등에는 취약한 구조는 가지고 있다. 또 흠을 잡자면 대운에서 丑이 달려 들어와 巳酉丑 삼합을 이루니 일시적으로 남자의 문제가 있을 법도 하다.
[남자 문제가 있구먼요.] 乙亥일 출생 여자는 Sex에 민감하고 강한 편이다. 사주의 격이 이 안 좋을 때는 남편이 있어도 역할이 부족하고, 본인이 생활을 꾸려 나가는 경우가 많고, 음탕하기 쉽다. 이런 와중에 남자의 기운이 떼거리로 왔으니 본인이 바람이 났나, 넌지시 운을 떼자, 이 분 엉겁결에 대답을 한다.
[언제, 정리가 될 수 있을 지 봐 주세요.] 대운과 연운, 월운까지 총동원하여 한창 이야기를 하던 중 이 분 엉뚱한 이야길 한다. 팔자의 주인공이 자신이 아니라 남편과 바람을 피우는 여성의 것이란다. 뒤에 이어진 이런 저런 말들로 오후시간이 속절없이 흘러간다. 남편과 본인의 사주 이야기가 나오고, 남편과 통하는 여자가 엄청난 강적이라는 이야기, 남편과의 싸움, 이어진 우울증과 불면증 이야기로 건너간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본인은 그 여자를 이길 자신이 없단다.
[오늘도 냉장고에 있는 소주 기운을 빌려 잠을 청해야겠네요.] 이길 수 없다니? 이건 분명히 이길 수 있는 싸움이다. 우선 상대방은 사회적. 도덕적인 취약점이 있다. 이것만 해도 분명히 승산이 있다. 그리고 운세에서도 도와주고 있으니 반드시 이기는 싸움이다. 이런저런 말로 아무리 강조를 해도 이 분 약해 빠진 말을 골라서 한다. 글쎄다. 소주기운으로 잠을 청하는 일이 계속되다가는 알코올중독환자가 될 수도 있겠다. 이리 되면 그 여자와 싸움에서 질 수도 있겠지. 남편의 애인과 동일하게 일주와 시주가 선전(旋轉)이 되고, 火土가 가득한 부인의 팔자를 보며 나 혼자 중얼거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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